강남 손오공마라탕, 마라초보도 핵꿀맛인정
나는 그냥 보편적인 향신료 정도는 곧잘 먹는 편인데 산초가 통째로 들어가는게 아니라면 훠궈나 마라탕도 딱히 가리지않고 잘 먹어왔다.
둘 다 처음엔 맛있게 먹는 법을 잘 몰라서 고비가 있었지만 잘 먹는 사람이랑 몇 번 같이 가본 이후로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게되어서 즐겨찾는 메뉴가 됨.
마라탕은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기보다는 내 입맛에 더 맞는 마라탕집을 찾는건데 강남의 손오공마라탕이 바로 내 입맛과 찐친이 되어버린 곳.
원랜 마라탕이 어디가 맛있고 이런거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었지만 계기라면 네이버 웹툰이 계기였다.
내가 왕 좋아하는 작가님이 마라탕을 소재로 만화가 올라온적이있는데 별 생각없이 컷댓글을 봤더니 그게 손오공마라탕이고 여기 존맛이다. 근데 최근에 위생 때문에 문제가 됐었다는 댓글이 쭉 달려있었다.
문제가 됐던건 홍대점이었던거 같고 지금은 오픈주방으로 바뀌거나 하여튼 개선했다고하길래 그냥 그렇구나 하고 있었는데 마침 강남에서 우연히 손오공마라탕 앞을 지나게되서 번뜩 생각이 나버림.
어차피 정한 곳도 없었고 갑자기 궁금하고 욕심생겨서 가자고 졸라 입성하게 된 이곳.
그리고 그 이후로 완전 홀릭되서 한달에 2-3번은 꼭 갔던 것 같다. 카운터 사장님이 알아봐주실정도. 근데 워낙 친절하셔서 몇 번 오면 다 기억하실거같기도함.
오죽하면 교대에서 팀회식하고 마라탕 먹고싶다고 강남으로 택시타고 쏜적도있음.
처음 갔을 땐 사람이 정말 없었는데 그 이후로는 항상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재료 담는 곳을 못찍음ㅠㅠ
처음엔 정말 기대 1도 없이 갔던 곳인데 이 국물 맛에 완전 빠져서(심지어 같이 간 두 명까지) 점심시간마다 손오공마라탕 먹고싶다고 강남에서 여기까지 배달되는지 찾아보고 난리도 아니었다.
비주얼은 그냥 여느 마라탕집과 다르지 않지만 국물이 정말...지금가지 먹어본 마라탕 중 원탑이었음. 그리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
너무 맛있어서 재료담을때 양조절이 잘 안된다는게 흠이긴 하지만 그것 말고는 흠잡을 구석이 없다. 재료도 특별할게 없고 딱히 찍어먹는 소스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여긴 왜이렇게 특히나 맛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재료는 해산물완자랑 애기쭈꾸미. 목이버섯도 너무 맛있고 넓은 중국당면이나 온면도 굉장히 잘어울린다. 배추랑 청경채도 평생 먹을거 마라탕먹으면서 다먹은듯.
고기는 양고기나 소고기 둘 다 좋아해서 같이 간 사람 취향에 맞춰주는 편.
두번째 갔을때 4명이 가서 꿔바로우도 주문해봤는데 너무 맛있었고 세번째 갔을 때 미니전을 서비스로 주셔서 먹어봤는데 별거 들은것도 아닌게 왜이렇게 맛있는지 이 날은 돈주고 주문해서 먹었다.
위 사진 오른쪽 모서리에 보이는게 바로 미니전.
그냥 밀전병 같이 생겼는데 바삭하고 쫄깃하고 뭔가 담백하면서도 계속 들어가는 맛이라 그냥 일단 시켜보는거 추천함. 2천원이라 부담도 없다.
내가 맨날 완이한테 여기 너무 맛있다고 거의 울면서 말하다가 처음 데려간 날이라 미니전, 꿔바로우 다 주문해버렸다. 물론 많아서 다 먹진 못했지만 또 언제 같이 올지 모르니 일단 다 먹여야됐었음ㅠㅠ
마라탕 재료도 제법 많이 담았는데 이걸 그래도 거의다 먹고왔다.
꿔바로우는 식으면 맛이 덜하니 뜨거울때 빨리 먹는걸 추천. 겉바속쫀인데 소스도 새콤달콤 정말 맛있음ㅠㅠ
강남 마라탕집은 꼭 손오공마라탕집이 아니라도 많을거고 매장 내부나 간판이 예뻐서 다른데를 갈 수도 있겠지만 일단 다 제쳐두고 손오공마라탕 한번 가면 다른데 갈 생각이 안들거다. 내가 그랬음.
지금은 천안으로 내려와서 여길 다시 가는게 굉장히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내 마음의 원픽은 손오공마라탕이다. 천안 온 이후로 훠궈집은 갔어도 다른 마라탕집 한번도 안감.
어딜가도 여기만 못할거같아서 그냥 안가게 된다.
이 날 이렇게 거하게 먹고 술도 거하게 마시고 집에 슬슬 걸어가자고 나왔는데 눈에 띈 닭꼬치 트럭!!
항상 이 위치에 있는건진 모르겠지만 눈에 띄면 꼭 드셔보시길ㅠㅠ진자 맛있다.
굽는거 보고 아 이건 맛없으면 소스문제다라고 생각했는데 소스도 너무 맛있음, 여자사장님이 엄청 세심하게 구워주신다. 그만큼 생각보다 오래걸리긴 하는데 그냥 보이면 무조건 드세요. 참고로 나는 고추장맛이었나 그거 먹었음.
여태 마라탕에 꿔바로우에 먹다가 나와서 둘이서 하나 산건데 한입 먹자마자 하나 더 살까..?그랬음.
안타깝게도 그 사이에 줄이 너무 길어져서 포기하긴했지만 강남 왕의꼬치도 강남역갔을때 필수코스로 삼아줬으면 좋겠다. 내가 간 날은 아마 금요일이었나, 토요일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주말에만 나오는건지 평일에도 나오는건지 모르겠음ㅠㅠ
다들 강남가면 SNS광고에 속아서 비싸고 맛없는거 먹지말고 손오공마라탕에 소주한잔 땡기고 나와서 왕의꼬치 먹어줬으면 좋겠다.
이 날 이후로 그냥 나의 최애코스 원픽이었는데 이사가 임박했던 날이었기 때문에 이 코스를 다시 즐기지 못했다. 그래서 애증으로 남아있음ㅠㅠ
강남가서 다시 가긴 어려울 것 같으니 둘 다 체인 좀 더 내줬으면 좋겠다. 기다리고 있어요. 두정동도 핫플이예요, 꼭 내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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