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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meal

광화문 오마카세 스시미치루, 블루리본이 몇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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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오마카세, 스시미치루 디너





엄마와 광화문 데이트를 다녀온 날.
해산물 좋아하는 엄마에게 평소에 횟집에서 먹던거 말고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줄 만한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생각한 일식 오마카세.

나도 오마카세는 처음이라 어느정도 가격대가 적당한지, 또 어디가 유명하고 맛있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어서 종로 근방으로 열심히 찾아본 결과, 광화문 스시미치루를 발견하게 되었다.

원래 다른 지역에서 계셨던 유명한 쉐프님이라던데 대부분의 후기가 호평이길래 결정!
나는 파워J형이기 때문에 3주 전에 캐치테이블 어플로 예약해두었다.




건물 지하에 있는데 지하에 들어서자마자 다른 가게들이 약간 푸드코트처럼 자그맣게 줄지어있어서 이런 곳에...있다고..?하며 들어갔는데 다행히 스시미치루 외관은 깔끔했다.

나와 엄마의 소중한 경험이라 서치를 몇번을 했는데 외관에서 실망할까봐 얼마나 가슴이 철렁했던지...
가게가 작고 다른 가게들에 비해 외관이 깔끔하다보니 처음엔 못보고 그냥 지나쳤다가 다시 찾음.
입구 맞은편에는 벤치의자가 준비되어있고 우리는 디너 첫타임이라 예약한 시간이 거의 다 되어 매장 준비가 끝난 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앞에서 예약자명 호명해주시는데 자리를 지정으로 안내해주시는거보니 예약한 순서대로 앉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와 엄마는 다찌석 첫번째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으니 샐러드와 차완무시, 컵에는 따뜻한 가루녹차, 그리고 장국이 놓여져 있었다.

자리는 총 10석이 준비되어 있어서 2인 1팀이라면 5팀정도 수용 가능한 자리.
벽면엔 가방과 외투를 걸 수 있는 옷걸이가 있었고 장소는 넓지않았지만 좁다고 생각이 들 정도도 아니었다.

그나저나 부엉이 그릇 너무 귀엽구요.





안에는 새우살과 아까가마보코?라고하는 일본어묵이 함께 들어있었는데
달짝지근하면서도 가쓰오부시 감칠맛이 너무너무 부드럽고 맛있게 나는 계란과 탱글탱글한 새우살이 머리부터 발까지 싹 녹여주는 것 같은 느낌...너무너무 맛있고 먹는것만으로도 몽글몽글한 기분이 드는 맛.






이윽고 경건하게 시작된 오마카세 코스.
광화문 오마카세 스시미치루의 첫 접시는 사시미.

그릴자국이 난 키조개 관자와 도미?
관자는 입에서 바로 녹고 사시미는 개인적으로 씹는 식감이 좀 있었지만 두께감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






계란초밥인 교꾸.
계란요리를 좋아하지만 벌써 나올 줄은 몰랐는데 원래 이런 순서로 먹어야 하는건가?
뭔가 짭짤한 맛도 나면서도 달짝지근하면서도 엄청나게 부드럽고 샤리와도 너무너무 잘어울리는 맛...!

순서고 나발이고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그냥 동공이 커지는 맛이다.
이런게 계란초밥이라면 저는 계란초밥을 태어나서 처음 먹은거 같아요...





다음은 스시.
도미와 광어가 나왔고 내 취향은 도미보다는 광어였고 개인적으로 밥 양은 적당했다.
스시가 나올때부터는 쉐프님이 밥 양이 적거나 많으면 알려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정말 정말 충격받았던 전복찜..........
이게 정말 대박이었다. 다른건 추측이 가는 맛이었고 그 정도에서 맛있다였는데 이 전복찜은 추측한 맛의 최소 100배는 기대 이상이었던 맛.

전복 내장으로 만든 게우소스는 정말 천상의 맛이었고 전복도 내가 먹어본 전복 중 가장 부드러웠다.
무슨 젤리 먹는것 같은 느낌의 전복....교정중인데도 치아에 걸리는게 하나도 없고 부드럽고 쫀득하게 씹힌다. 전복을 이렇게 찔 수 있는거였다니....쉐프님은 전복 먹을때마다 항상 이런 맛으로 먹을거라고 생각하니 세상 부러울 지경.

중간중간 먹는걸 체크하시거나 손님 대화를 체크하고 필요할땐 스몰토크로 궁금한점을 풀어주시거나 상황을 알려주신다.
이 때 손님 중 한 분이 게우소스를 안먹는다고 전복만 먹었는지 소스가 진짜 맛있는건데 그걸 안드셨구나...!하고 진심으로 탄식하심ㅋㅋㅋㅋㅋㅋ
꼴랑 10명 같이 있는데 그 중 한명이 이 맛을 못느꼈다니 내가 다 안타까울 지경이었지만 그것도 잠깐, 안드신다면 내가 가져와서 먹고싶을 정도로 소스가 맛있었음ㅠ






나는 워낙 내장류를 좋아해서 처음부터 듬뿍 찍었는데 이 다음 점에서는 행여나 소스가 남을까 싹싹 긁어모아서 한입에 냠냠했다.
앞에서 안봤음 핥아먹은줄 알았을 듯.





다음은 방어와 광어 지느러미.
광어 지느러미는 위를 살짝 그을리고 위에 소금을 살짝 뿌려주셨는데 및친......이거야말로 감칠맛의 극치.....
참치 같이 기름기가 있는 생선회에 소금이 잘어울린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게 이런 맛이구나하고 이마를 탁 치게 만들었던 그런 맛이다.

오히려 방어가 광어에 묻히는 맛.
스시가 두 피스씩 나올땐 쉐프님의 설명과 함께 어떤걸 먼저 드시고 다음에 이걸 드세요. 라고 알려주시는데 하라는대로만 하면 천국을 맛볼 수 있었다.





다음은 오도로, 참치뱃살

이거야말로 사진 한 장으로 넘어갈 수 없는 부위.
마찬가지로 소금이 살짝 얹어져 있어서 아무것도 찍지 않고 그냥 먹으면 되는데 사진으로도 보이겠지만 두께가 정말 두툼하고 마블링이 좋아서 입에서 그냥 녹아버리는 맛...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리면서 사라지는데 삼키기도 아쉬워 입에 계속 머금고 싶은 맛이었다.
사진보니까 참치 땡기네 또ㅠ





이게 아마 복어 꼬리 튀김?
완전히 꼬리부위는 아니었고 그 위쪽이라 살이 통통하다.

튀겨서 소스를 살짝 뿌리거나 조린 것 같은데 기름지면서도 달큰한 양념맛이 생선 살과 정말 잘 어울렸고 대파 흰 줄기와 먹으면 느끼한 맛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살짝 짠 것도 같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닌 가벼운 데리야끼 맛.





아마 오도로 타다키.
달궈진 그릴을 살짝 눌러 불향을 입히는 것 같다.
나는 기름진 생선에 환장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입맛에 아주아주 잘 맞았음.

코스가 이쯤 왔을때 든 생각은 식사 구성이 참 좋다라는 생각.
인당 12만원 코스가 오마카세에서 어느정도 수준일지 모르겠지만 벌써 참치가 두번이나 나왔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도 소금을 살짝 뿌려주셨고, 소금도 그렇게 짜지않고 알갱이가 살짝 느껴지는 소금이었는데 여기에서 먹었던게 말돈 소금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식사를 하고 있으면 앞에서 다음 코스를 준비해주시는 쉐프님.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 그리고 설명을 듣는 재미까지 일석삼조가 틀림없다.

이번에는 통에서 뭔가를 꺼내서 올려두시는데 이것도 참치같죠?





아까미라고 참치 등살이라고 합니다.
뱃살의 기름짐을 선호하지 않으시는 분들이 좋아한다고하는데 뱃살 좋아하는 나는 어떨지..?





참치등살을 간장소스에 절여둔거라 짠 맛이 생각보다 강했고 간장새우나 게장같은 절임류를 좋아하지만 생선은 예외였다는 걸 처음 깨달은 날.
내 취향은 아니었다.






다음으로 메로구이와 우엉조림.
우엉도 어쩜 저렇게 끝에만 깨를 묻혀서 저렇게 포인트를 줬을까ㅎㅎㅎ귀엽고 섬세한 부분이다.





메로도 기름기가 많은 생선이지만 나는 이것도 좋아한다.





먹다 조금 느끼해질 때 쯤에 와사비 살짝 얹어 먹으면 한 점 뚝딱.

나는 오마카세 구성에 중간중간 이런 요리류가 들어가는지 몰랐는데 스시 사이사이에 익힌 요리가 들어가있으니 구성도 풍부하게 느껴지고 소화도 더 잘되면서 알찬 든든함이 생기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날 것만 먹으면 배는 부르지만 속이 뭔가 허한 느낌이 나는데 그런 부분들이 보완되는 점이 특히나 좋았다.






다음은 고등어스시인 시메사바.

제주도에서 마지막으로 먹은 고등어회가 정말 최악이었는데 그걸 모두 잊게해주는 맛.
그래도 고등어회는 개인적으로 별로긴 하다.





이게 아마 전갱이...?였던 것 같은데 맛이 특징적이진 않았던걸로 기억.





중간에 미니우동처럼 면이 나오는데 밀가루면을 먹으니 촉이 딱 왔다. '이거 다먹으면 백퍼 배부르다.'
면은 남기고 국물과 어묵, 버섯만 먹었다.






요건 테이블에 마련된 시치미.
필요하면 우동에 넣어 먹으면 된다.





그리고 내가 정말정말 기다린 단새우!
이 녹진한 새우 맛을 얼마나 기다렸는지ㅠ옆엔 아마 꽁치였던 것 같다. 혹은 청어?
단새우에 미쳐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단새우+우니 조합으로 나오는걸 기대했었는데 따로 나왔지만 그래도 좋다. 따로 나오면 우니가 더 많이 나오겠지 후후






어쩜 내장도 아닌데 살이 이렇게 달큰하고 녹진할까.
예전에 영등포에서 돌멍게랑 먹었던게 마지막이었는데 너무너무 반갑고 또 반가웠다.

씹을수록 맴도는 달짝지근한 맛이 입안에 남아서 다 씹어 삼키고나서도 여운이 짙다. 너무너무 맛있는 단새우였다.





그리고 또 내가 환장하는 우니.
세상에 이렇게나 많이 올라가다니 정말 너무 행복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우니 역시 운이없으면 밍숭맹숭 맹맛나는걸 먹을 수 있는데 여기 스시미치루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진한 고소함이 있으면서 씹을수록 쌀알과 섞여 더 깊은 맛을 내는 우니ㅠㅠㅠ

어떤걸 또 먹고싶어?라고 했을때 원래라면 당연히 단새우와 우니지만 스시미치루는 오도로도 진짜 감동적인 맛이었어서 고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앵콜스시가 없었던건 아쉽지만 그래도 한번 나올때 제대로 나오는게 더 좋다.





우니 때깔, 사이즈 미쳐버렸다 진짜.
요샌 인터넷에서도 잘 팔곤 하던데 막상 후기사진을 보면 앞에서 말한 맹맛 나는 우니라는 후기가 많아서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우니 정말 맛있게 먹은 쇼핑몰 아신다면 공유 좀 부탁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민물장어초밥.
간장소스류가 간이 조금 센 것 같은데 어쨌든 장어도 살이 단단하고 고소해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마무리 초밥으로 딱!





그리고 그 유명한 스시미치루의 대왕후토마끼.
대왕도 아니고 진짜 大大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초대왕 사이즈다.
앞에서 나왔던 사시미도 들어갔고 심지어 무려 참치도 들어간다. 튀김도 새우와 맛살 두개나 들어감.

앞에서 후토마끼 재료를 김위에 올리시는데 그냥 다음은 후토마끼인가보다~하고 보고있자니 세상에 재료가 쉼없이 계속 올라가더라.
쉐프님의 반복행동이 한참동안 계속되니 별 생각없이 식사하던 모든 사람들이 후토마끼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묵묵히 재료를 얹던 쉐프님이 드디어 김을 말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우와.......와.....오와....하는 탄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동영상 찍으면서 너무 경이로워서 우와소리가 절로 나왔는데 무슨 파도타듯이 줄지어 탄성이 나오니 깨달음과 동시에 사람들도 쉐프님도 빵 터져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토마끼의 크기만큼 꼬다리 사이즈가 정말 어마어마한데
우리 타임에서는 쉐프님 맞은편에 앉았던 남성분께 꼬다리가 돌아갔다.
아마 그 분 말고는 그 사이즈를 소화할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아 주신 것 같은데 남성분은 그 기대에 보답이라도 하듯 그 큰 후토마끼를 한입에 넣는 개인기를 보여주셨다.

약간 똑바로 쳐다보기는 좀 민망하고 안 보기엔 쇼타임인것 같아서 미묘한 시선처리로 구경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와 나도 최대한 한 입에 먹어보려고 했는데 가늠도 안되고 엄두도 안나서 쪼개서 나눠먹었다.
이 많은 재료를 한입에 넣어볼 기회는 놓쳤지만 만약 집에서 먹었다면 손으로 잡고 시도라도 해봤을지도....?
젓가락으로는 어림도 없을 사이즈였다.






이렇게 대왕 후토마끼 식사까지 모두 마치고 나면 식기류를 정리해주시고 굿바이선물로 교꾸 한 덩이씩 주신다.
엄마랑 내거 2개 받았고 가방에 고이 모셔와서 숙소가서 막걸리에 먹음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정말정말 마지막 코스인 후식, 녹차아이스크림.
나뚜루인지 진하고 맛있었다.

이렇게 인당 12만원의 스시미치루 디너 식사 종료.
와........엄마나 나나 오마카세가 처음이었지만 금액대가 이 아래로는 절대 내려갈 수가 없을 것 같은 귀중한 경험을 하고 말았다.
앞으로 오마카세를 먹는다면 모든 비교 대상이 스시미치루일텐데 이보다 명확히 더 나은곳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쉐프 한 분이 케어해주시는데도 전혀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었고 식사도 간이 조금 센게 몇가지 있었지만 나는 간 센걸 좋아하기 때문에 오히려 맛있게 먹음.
오마카세 후기를 보면 샤리 얘기를 많이 하던데 내 기준 밥양도 적당했고 간도 괜찮았다.
마지막까지 웃으며 스몰토크를 하며 배웅해주시는 쉐프님. 다음엔 신랑 데려오겠다고도 했다ㅎㅎㅎ




배가 너무 불러 뒤뚱뒤뚱 걸어나오니 입장할땐 보지 못했던 블루리본이.......😲
이게 다 몇개야,
몇 해 끊긴적은 있지만 최근까지 꾸준히 블루리본이 부여된 광화문 맛집, 스시미치루.

첫 오마카세였지만 끊임없이 생각날 것 같은 곳이었고 데이트코스의 마지막으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었다.
나오면서 꼭 신랑이랑 또 와야지하는 생각을 몇 번이고 하게 되는 곳.
만족에 만족을 더한 최고의 오마카세였다.
개인적으로 오마카세가 처음이라면 첫 시작으로도 좋지만 가격대가 올라가는건 쉬워도 내려가긴 어려울 것 같으니 5~7만원 선에서 드셔보시고 그 다음으로 와보시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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