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장어 맛집, 스태미나하우스
본가가서 외식하면 고기, 중식, 장어 중에서 메뉴 로테이션이 돌 곤 하는데 이 날은 오후 늦게 에그드랍을 하나 먹어서 그런지 영 뭐가 땡기질않던날.
일하고 오신 분의 특권으로 대부분 토요일 메뉴결정은 아빠가 하시게 되는데 배가 별로 고프지않은 우리 마음을 아신건지 장어로 결정이 났다! 장어는! 배불러도! 먹을 수 있어!!
장어도 장어지만 공간, 서비스, 밑반찬 할 것 없이 모든게 기대 이상인 곳이다.
주말엔 항상 사람이 많아 웨이팅은 필수지만 기다리는걸 질색하는 우리 가족도 여기는 기다리게 된다. 옆의 고등어집이 주말 예약이 안되서 장어집도 안되지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에 예약할 생각조차 못했었는데...다음엔 꼭 예약 시도를 해보고 와야할듯.
공간이 크고 테이블이 많은만큼 웨이팅 시간은 사람에 비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 20~30분 정도..? 중간부터 핸드폰게임을 하기 시작했더니 시간이 금방 갔다.
항상 장어 사진 찍는걸 깜빡 하는데 테이블이 잡히면 먼저 카운터 옆에서 손질된 장어를 구입해야한다. 위의 메뉴판은 장어가격은 빠져있는걸 볼 수 있음.
원랜 장어를 구입하고 나갈때 먹은 음식을 한번 더 계산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얼핏 듣기로는 나갈때 한번에 계산하는걸로 바뀌었다고 들은 것 같다. 항상 아빠가 계산하셔서 엄마한테 말씀하시는거 슬쩍 듣기만함.
장어를 골라서 앉아있으면 인원수대로 상차림이 나온다.
이 곳 스태미나하우스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인 사이드 메뉴.
특히 아빠가 정말 좋아하신다.
여기선 잔치국수와 막국수를 꼭 먹어야 한다. 특히 잔치국수는 날 더워지면 막국수로 대체되면서 판매가 중단되곤 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많이 찾으셔서 안없애고 계속 같이 판다고 하심.
여기에서 국수 찾으시는 분들이 우리아빠만 있는게 아니였구나...그럴만도 한게 국물도 정말 시원하고 맛이 정말 좋음.
여긴 막걸리도 참 맛있는 것만 판다.
아빠, 나, 동생은 소주파라 소주로만 마시고 엄마는 막걸리파라 항상 막걸리만 드신다.
나는 막걸리를 썩 좋아하진 않지만 그 중 지평과 땅콩막걸리가 참 맛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딱 그것만 파는것도 신기.
막걸리 얘기하니까 생각난건데 가평 잣막걸리가 그렇게 맛있다던데..
그리고 엄마와 내가 아주 애정하는 이 곳의 밑반찬.
셀프바에서 직접 가져올 수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양념게장은 아마 추가비용이 있던걸로 기억해서 그 말 들은 뒤로 아껴먹기 시작했는데 아직 그런건지는 모르겠음.
여긴 반찬들이 어쩜 간도 딱맞고 색도 잘내고 들어간 재료 구성도 좋음ㅠㅠ
개인적으로 밑반찬 비용 따로 받는거면 이정도는 되야 돈낼맛난다는게 내 생각이다.
단호박샐러드는 먹어보지도 못했는데 엄마가 쓸어버리셨구요.
이 중에서 또 맛있게 먹었던게 버섯조림! 단짠의 비율이 기가막힌데 식감까지 오독 쫄깃 난리여서 배고픈 상태로 갔던거였으면 밥하나 시켜서 환장하고 먹었을 듯.
항상 가족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동생이 꼬봉노릇을 자처함.
투덜거리면서도 해달라는거 다해주는게 재밌고 귀엽다. 다 큰 애가 귀여울 일은 이런 일 밖에 없음.
생강채 나온거보고 생강채가 모자라겠네(툭툭 치면서) 모자라겠어. 하니까 에휴ㅡㅡ하고 군말없이 가지러감. 맨날 이래서 집에 오는걸 큰 결심하고 오는거같기도하다.
한 10~15분정도 기다리면 초벌된 장어가 나온다.
불판이 멀리 떨어진 곳이면 가져온 접시에 찹찹 잘라서 이렇게 불판위에 예쁘게 올려줌.
아빠가 4마리 있는거 고르려는걸 쫓아가서 우리 배많이안고프니까 3마리만 있는걸로하라고 엄청 설득해서 3마리만 했다.
아! 원랜 소금구이밖에 없었는데 직원분이 빨간걸 들고가길래 저게뭐야!!!하면서 또 동생 닦달했더니 동생도 후다닥 뛰어가서 알아왔음.
장어 주문할 때 양념으로 요청하면 양념도 해주신다하더라, 우린 항상 양념안된것만 먹어봤으니까 혹시 몰라서 그럼 한마리만 해달라고 요청함.
이 날 따라 숯이 좋아서 그런가 가운데가 금방 불이 크게 올라와서 타이밍을 잘 못잡고 조금 태워먹었다.
배가 불러도, 조금 태워먹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이 좋은 장어ㅠㅠ
가지런히 놓인걸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제일 기다리기 힘든 시간이지만 우리 가족은 잔치국수를 시키면서 마음을 안정시켜봄.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원랜 우리도 한 2-3개월에 한번?쯤 왔었는데 재작년부터인가 엄마가 여름을 너무 힘들어하시고 급기야 대상포진까지 걸려서 그때부터 기력회복 꾸준히 해드린다고 우리없어도 아빠가 한달에 한번씩은 꼭 장어먹으러 데려가시는듯.
장어는 노릇해지기 시작하면 굽는 담당인 내가 바빠지기 때문에 이 때 사진을 많이 찍어놔야한다.
뒤집는 타이밍 놓치면 아빠 불호령 떨어짐.
그리고 따로 요청한 양념장어 한마리.
이거 그냥 나오는 소스 발라져서 나오는거 아냐? 했는데 맞는지 모르지만 발라서 굽는게 훨씬 맛있다...이거 완전 내스타일. 나 이거 너무 좋아...앞으로 양념으로 간다...
딱 먹자마자 감칠맛이 퍼져서 몇마리라도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음.
양념은 타기 쉬우니 가장자리에서 천천히 익혀줘야 소스가 눅진하게 눌어붙어서 더 맛있게 구워진다.
프로집게러의 팁아닌팁.
딱 양념장어를 올린 타이밍에 맞춰 잔치국수가 나왔다.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비주얼이지만 국물이 굉~~~~~~장히 시원하고, 개운하고 깔끔하다. 국물 한입 마시는 순간 지금까지 먹은 술도 같이 내려가는 느낌. 이런 비주얼은 개인접시에 따로 떠먹기 보단 그릇에 입부터 갖다대게 만든다.
가장자리에서 천천히 익고 있는 양념장어. 잠깐 국수먹느라 불판에 신경을 안썼더니 조금 탄 장어가 지저분하게 널려있다. 이런거 정리해줘야 직성 풀리는데.
자고로 생선이던 육고기던 불에 올리면 쪼그라들기 마련인데 그럼에도 이렇게 튼실한 모습이다.
겉바속촉, 부드럽고 기름기 녹진한게 왜이렇게 맛있는지. 회는 별로 안좋아하는데 구워먹는건 너무 좋다.
마지막으로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 하나씩 시켜서 먹고 나면 우리 가족 식사도 끝!
이때쯤엔 술을 좀 한 상태라 둘 중 뭐가 더 맛있다라고 말하긴 어려운데 둘 다 장점이 뚜렷해서 지금도 고르기가 어렵다. 지금 상태에선 비빔이 더 땡김ㅠㅠ
실컷 먹었으니 소화 좀 시키자고 집까지 걸어갔다. 이 때 집에서 2차하자고 뭘 잔뜩 사갔던 것 같은데 나는 배불러서 못먹고 바로 잠듬ㅠㅠ앞에서부터 설명했지만 음식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아주 만족하며 가고 있는 스태미나하우스이다. 안가본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가본사람은 없을 정도로 평택사람은 다 알만한 맛집이지만 갈 때마다 자랑하고 싶은 곳. 양념장어 맛 생각하니 또 가고싶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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