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 천호 쪽갈비 맛집 풍년상회
첫 만남은 잠실 송리단길, 점심먹고 노티드 도넛 들려서 도넛도 사고, 커피도 한잔 하고 저녁먹으러 넘어온 강동 천호동 쭈꾸미 골목이다.
만나기 전부터 천호에서 쪽갈비 되게 맛있게 먹은 곳이 있다고 저녁은 무조건 쪽갈비라고 노래를 4절까지 불러서 이거저거 고를 필요도없이 오게된 곳이다. 애초에 쭈꾸미골목에 있는 줄도 모르고 따라왔는데 오는 길에 쭈꾸미냄새가 너무 좋아서 쪽갈비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분명 딴길로 샜을 것 같음.
늦게 온 건 아닌데 지인이 오픈시간을 더 늦은 시간으로 알고있었어서 생각지못한 웨이팅...
바로 맞은편에 2호점이 있는데 2호점 오픈시간으로 알고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본점에서 기다리다가 못들어가는 순서부터 짤라서 2호점 오픈 후에 데려간다는 것. 뭐 맘대로 갈 수 있는곳이 아닌가보다.
입장하고 식사를 막 시작한 손님들로 가득 차있었기 때문에 웨이팅은 오래걸렸다. 차라리 2호점 오픈시간에 맞춰가면 더 빨리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음. 밖에서 등갈비 초벌하는걸 구경하고 수다도 떨고...이미 수다 한참 떨다와서 알콜이 빨리 들어가야되는 타이밍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웨이팅이 더 길게 느껴졌다.
나 이런거 좋아함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서 뭔 술마시는 니가 제일 예뻐 이딴것보다 이런게 훨씬 좋다.
쪽갈비와 주먹밥 포장 가능. 찾아보진않았지만 앞에 오토바이 왔다갔다 하는것같던데 배민에도 있지않을까싶다.
하지만 이런건 또 배민으로 시켜먹으면 별로지, 고기는 무조건 와서 구워먹는게 최고다.
웨이팅은 30-40분쯤 한 것 같다.
우리는 10시에 해산해야했고 쪽갈비 다음으로 2차로 갈 곳도 이미 정해놨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는 없어서 기다릴 수 있었다.
자리에 앉으니 빠르게 깔리는 상차림.
쪽갈비라 곁들일게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이것저것 나온다. 특히 고구마 때깔이 왜저렇게 좋아요?? 어디서 저렇게 노란 고구마를 가져오는걸까 궁금.
껍데기도 맛있다고해서 기대치가 더 올라갔다.
오기전에는 쪽갈비가 뭐 그렇게 맛있을까하고 후기 찾아봤었는데 천호동 쪽갈비하면 풍년상회 리뷰만 줄줄이 나올 정도로 유명한 곳이더라. 이 날 또 비가 엄청 왔던 날이라 특유의 노포 느낌 나는것도 분위기 있고 참 좋았음.
나오자마자 때깔에 반한 풍년상회 고구마.
구워먹는 용도로 나온 것 같은데 생으로 먹는게 더 맛있을 것 같은 고구마는 정말 오랜만이다.
한쪽에서 쪽갈비가 계속 초벌되고 있기 때문에 자리에 앉아 주문하면 불 넣어주시고 메뉴도 바로 나옴.
우리는 양념 하나, 매운맛 2인으로 주문한걸로 기억한다.
와본 사람이 총대 메는거라 뭘로 주문하는지도 잘 못들었음.
때깔은 너무 좋은데 소올직히 양보고 조금 실망함.
그래도 목장갑이 힙하기도하고 오랜만에 3명이서 먹는거라 가성비는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말이 초벌이지 거의 다 구워져서 나온 것 같음.
게다가 때깔도.....훠우.....전문가는 역시 다르네, 노릇노릇한게 윤기도 장난없다. 푸석부석해보이지 않아서 너무 좋았음.
그냥 바로 잡고 뜯어도 될 것 같은 비주얼이지만 불은 장식으로 넣어준게 아닐테니 잘 구워서 먹어보도록 하자.
요건 매운맛 쪽갈비.
생각보다 때깔이 강렬해서 조금 쫄았다. 경험자에게 많이 맵냐고 물어보니 그냥 딱 오, 매콤하다!하고 끝나는 맛이라고해서 안심.
실제로 먹었을때도 첫 맛은 오 맵다!하는데 매운게 오래가지 않고 굽고 나면 자꾸 입에 감기는 감칠맛이 좋아서 계속해서 땡기는 맛이다.
매운소스도 따로 더 주긴하지만 일반 양념 쪽갈비를 매운소스에 찍어먹는것과 이렇게 소스를 발라서 구웠을때의 맛이 다름.
다들 먹을거 인스타에 자랑하는 사람들이라 한참동안의 포토타임 후에야 고기가 불판에 올라갈 수 있었다.
아무래도 빨간 양념이 불판에 묻으면 금방 타니 매운 쪽갈비는 조금씩만 올리기.
애초에 매운맛으로 두 개 시킨것부터가 어떤 스타일들인지 느낌이 옴.
소주 러버들이 모였으니 매운 안주는 기본이즤😋😋😋
안타깝게도 화장실이 건너편 건물에 있어서 두명씩 왔다갔다하고, 그 와중에 소주도 따라야하고 어찌저찌하느라 고기 뒤집을 타이밍이 좀 지나버렸다.
매운 쪽갈비가 별로 안탔길래 다행이다, 하고 있었는데 왠걸.
왜 거기가 타는데요...
지금 보니 그 쪽으로 숯이 많이 몰려있었다ㅠㅠㅠㅠ이런거 가만히 눈 뜨고 못보는 성격들이라 이 때부터는 셋 다 눈에 불을 켜고 고기 굽는데 집중.
눈은 고기로 가있지만 입으로는 이미 소주 마시는중이라는겋ㅎㅎㅎㅎ앞에 안주왔으면 일단 마시고 있어야죠
어차피 거진 다 익어서 나오는거라 속까지 적당히 열이 퍼진 것 같다 싶으면 가장자리에서 천천히 익혀주며 먹으면 된다. 그럼 가운데엔 뭘 놓느냐?
당연히 대기하고 있던 사이드 메뉴를 넣습니다.
불판이 망으로 되어있어서 떡을 구워도 안튀어서 좋았음. 고구마는 지금 봐도 생으로 먹는게 더 맛있을 것 같은 비주얼이다. 하지만 구워먹는것도 당연히 맛있었음.
요렇게 대략 정리가 끝나고 나서야 강동 천호동에서 유명하다는 풍년상회 쪽갈비를 한 첨 들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내부가 시끄럽고 정신없는데 우리도 마냥 조용한 스타일들은 아니라서 자리에 앉아서부터는 시간이 도대체 어떻게 지나간건지도 모르게 있었음.
저거보십쇼.
환풍구때문에 사진이 잘 안나와서 여러번 찍는 사이에 참지 못한 지인의 손이 벌써 소주잔으로 가 있습니다.
한 손은 사진찍고 소주잔을 들어야하니 왼손만 장착 완료!
얼마만에 고깃집에서 장갑끼고 먹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너무 재밌음.
양은 적어보였지만 뼈대에 고기는 튼실하게 붙어있다. 초벌을 잘해주셔서 그런가 센불쪽에 구웠는데도 바싹 마르지않고 윤기가 도는 모습ㅠㅠㅠㅠㅠ
실제로도 푸석함 하나없이 베어물면 육즙도 한 가득이다. 역시 고기는 팬프라잉보다 숯불에 굽는게 최고....
고기에서 나오는 기름은 다 떨어졌을텐데도 이렇게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양념 쪽갈비는 갈비맛이 살짝 나는데 양념맛이 과하지않고 고기 감칠맛만 더해주는 정도라 질리지 않는다. 너무 촉촉하고 맛있음.
왜 강동하면 천호동, 천호동 쪽갈비하면 풍년상회라고 하는지 알겠네용. 대 존 맛.
보통은 고기만 뜯고 내려놓는데 뼈까지 입안에 넣게되는 맛이다. 고기도 너무 좋고 양념도 맛있고 그냥 맛있고 좋은 메뉴 다 합쳐둔 맛입니다.
빨간 양념이 무서워보이지만 잠깐 입니다.
매콤함은 소주나 계란찜으로 금방 사그라드는 정도이니 겁내지않고 먹어도 좋다. 하나 다 먹을때쯤엔 좀 매운데 양념 쪽갈비랑 번갈아가면서 먹으면 또 다시 찾게되는 매운맛..!
한참 먹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메뉴판.
알고보니 내 맞은편에 있었더랬다. 이걸 못봐서 한참 먹을동안이나 사이드메뉴가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먹었다. 오로지 지인 하나만 믿고 온 곳이었기 때문에 맛있는거 있으면 알아서 잘 시켜주겠거니 하는 믿음..?
쪽갈비를 어느정도 뜯고 나면 불이 좀 사그라드는데 이 때 껍데기를 넣으면 타지않고 맛있게, 노릇노릇 잘 익는다. 아니 지금보니 껍데기 진짜 잘구웠네, 역시 다들 겸상할 맛이 나는 멤버들이다. 먹는걸 참 잘함.
껍데기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밑반찬으로 함께 주는 매운소스를 발라 구우면 더 맛있다고해서 장갑낀 손으로 챱챱 발라서 굽는 중.
매운소스가 참 신기한게 찍어먹는건 약간 날 것 맛이 난다고 해야하나..? 날 고춧가루맛..?이 나는데 발라서 구우면 맛이 달라진다. 입에 착착 감기는게 엄청 중독적임.
이렇게 한참 먹다보니 누가 국물 땡긴다고 잔치국수를 주문했다. 소주병이 늘어갈수록 뭐가 땡긴다고? 뭐해 시켜! 하는 분위기가 되어간다.
그리고 4천원짜리 잔치국수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했음.
아닠ㅋㅋㅋㅋㅋㅋㅋ별 생각없이 잔치국수? 4천원? 한그릇 나오나보다 입가심으로 나눠 먹고 나가면되겠네 생각했었는데 예상밖의 양푼이다.
국물이 넉넉하게 나와서 소주 러버들은 기쁩니다.
국물도 아주 시원하고 국수양도 딱 좋아서 세명이서 여유있게 먹을 수 있는 정도였다. 특히나 양푼에 나온게 너무 좋은것이 불판위에 올려도되서 너무 좋았음. 계속 따듯한 국물과 소주를 마실 수 있어서 최고...!
우리는 밥보단 국물이었고 먼저 왔었던 지인이 둘이서 왔다가 최루탄주먹밥을 주문해봤는데 너무 많아서 다 남겼다는 얘기를 듣고 주문했던거라 잔치국수가 정말정말 만족스러웠다.
아직 고구마는 시작도 못했구요..?
쪽갈비도 먹다가, 껍데기도 먹다가 하다보니 생각보다 먹을게 많아서 양이 적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물론 남기지도 않았지만.
먹는 동안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는 양푼이 잔치국수는 최고였고 파도 넉넉하게 올려주셔서 맛도 향도 식감도 완벽했다. 이런 곳을 술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랑 오고싶어서 얼마나 드릉드릉했을지...이 날 우리를 이끄는 지인의 모습은 정말 행복해보였음.
제법 오래 먹고있었는데도 밖엔 웨이팅이 끊이질 않았고 우리도 가야할 2차가 있었기에 잔치국수 얼른 호로롭 마시고 천호동 풍년상회에서의 식사를 마무리 했다.
쪽갈비집은 대부분 평타 이상이지만 분위기나 사이드메뉴가 좋아서, 그리고 나와 입맛 비슷한 사람들이랑 함께 먹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평을 후하게 주고 싶은 곳이었다. 요샌 또 깔끔하게 꾸며진 곳보다는 이렇게 투박한 스타일에 끌려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음.
1차는 셋이 5병으로 마무리, 2차로 간 곳도 안주 맛집이라 포스팅 준비중이니 천호동 안주 코스로도 추천하고 싶다. 곧 7월이고 그때부턴 수도권도 12시까지 운영시간이 늘어날 예정이라 벌써부터 기대만발ㅠㅠㅠㅠ
인스타에서 맛집 보이면 무조건 저장해두고 있는데 강동구나 천호동쪽은 맛집이 잘 안나온다. 그 와중에 지인 통해서 이렇게 맛집 여러군데 뚫게 되어서 기분 왕 좋음😚
천호동 풍년상회는 화장실도 밖에있고 회전율이 빠르지않아 웨이팅도 꽤 오래 걸리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는 선에선 한번 가보면 좋은 맛집으로 소개하고싶다. 확실히 중독성이 있는 것 같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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